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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리뷰] 지구 끝의 온실 - 결국 세상을 지키는 것(결말 포함)

※ 책를 읽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지구 끝의 온실

(저자 김초엽, 2021년 作, 자이언트북스)

 

 

2129년 세상에 더스트라는 한 번의 위기가 지나고 난 후

더스트생태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일하는 '아영'은 

폐허 도시 해월에서 덩굴식물 모스바나를 보게 된다. 

 

빠른 속도로 도시를 잠식해 나가는 모스바나의 정체보다도 

모스바나와 함께 목격된 푸른빛에 더 관심을 보이는 아영. 

 

그녀는 어릴 적 만났던 노인 이희수와 그녀의 정원에서 보았던 

푸른빛들을 쫓다 더스트 세계에서 살아남은 

아마라와 나오미 자매에 대해 알게 된다.

 

2058년, 더스트로 멸망한 세계에서 깊이 숨겨진 도피처를 찾아 

서로를 의지하며 떠돌던 어린 아마라와 나오미. 

 

그녀들이 꿈꾸던 '프림 빌리지'는 정말 존재하는 곳일까?

모스바나, 이희수, 그리고 프림 빌리지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모스바나와 푸른빛, 그리고 이희수에 대해 알고 싶은 2129년의 아영. 

그리고 폐허가 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내성인들이 숨어 살고 있다는 비밀스러운 도피처 '프림 빌리지'를 찾는 

2058년의 나오미와 아마라의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등장한다. 

그래서 약간 헷갈리기도 하는데 

결국 어떤 연관성과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된다.

 

프림 빌리지에 도착한 나오미와 아마라는 잠시 마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지수, 대니, 하루, 레이첼 등을 만나게 된다. 

도피처지만 잠시나마 행복감과 소속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자매. 

하지만 결국 프림 빌리지까지 더스트와 침입자들이 들이닥치게 된다.

 

<결말 포함>

 

그리고 다시 2129년 현재. 

나오미를 만나게 된 아영은 프림 빌리지에 있던 지수가 이희수임을 알게 된다. 

 

당시 지구 끝의 온실에서 식물을 연구하던 레이첼이

더스트의 양을 줄일 수 있는 식물 '모스바나'를 개발해냈고, 

프림 빌리지가 해체될 때 지수가 식물들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숲 바깥으로 나가 식물을 심고, 또 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라고. 

 

그렇게 헤어진 프림 빌리지 사람들이 

각자 흩어져 뿌리내린 곳에서 모스바나를 키워냈고, 

그것이 조금씩 더스트를 줄어들게 만들어 세상을 구하게 된다. 

 

지키지 않았어도 아무도 몰랐을 약속을 지켜 세상을 구해낸 사람들. 

세상을 구하는 것이 어쩌면 그런 작은 '우리'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멸망한 세상 속에서도 항상 나 이외에 다른 이를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은 점점 삭막해지는 세상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SF 소설이라는 장르가 매우 낯설어서 

김초엽 작가의 책이 인기가 많은 것은 알지만 읽어본 적은 없었다. 

<지구 끝의 온실> 역시 생소한 소재, 설정, 단어들이 낯설긴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흥미진진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뭔가 내가 생각하는 SF 소설은 차가울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오히려 따뜻한 소설이라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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