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집
(저자 손원평, 2021년 作, 창비)
손원평의 소설집 <타인의 집>에는 총 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책 속 단편들은 모두 전혀 다른 이야기다.
상관없는 것 같은 이야기들이 모여 있지만 조금씩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손원평 작가를 <아몬드>를 통해 알게 되었고,
<서른의 반격>을 읽으며 좋아하게 되었는데
소설집 <타인의 집>은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에는 좀 어렵다.
쉽게 읽히지 않는 건 아닌데 무얼 말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기도 하고.
그렇다면 작품 해설을 좀 더 열심히 읽고 이해해 봐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냥 작품 작품이 나에게 준 느낌만 기억하기로 했다.
“이 이야기의 끝이 너라서.”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순간 영화는
현재를 후회하거나 되짚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일을 되돌려 일어나지 않게 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녀는 가능한 쪽을 택하고 편 들어야 했다.
가능하고 확실한 건 눈앞에 보이는 이 새롭고 무궁한 아이였다.
- <타인의 집> 중 ‘zip’, 손원평
‘상자 속의 남자’를 읽으면서 <아몬드>와 연결되어 있구나
생각하며 <아몬드>가 다시 읽고 싶어졌다.
그리고 주인공이 고민하는 문제에 대해서 처음 생각하게 됐다.
자신의 몸을 던져 누군가를 구했지만
정작 자신의 삶은 망가지고, 모두에게 잊혀진 사람.
그의 선택이 과연 맞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살인사건을 목격하고도,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의 선택을 비난할 수 없었다. 절대로.
하지만 그래도 형이 살린 아이가 누군가를 살리는 모습을 보며
그가 조금은 세상에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기를,
희망을 보았기를 바라게 된다.
형의 말대로 살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고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는 내가 알고 싶었던 답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 같다. 하지만 유일하게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점은, 아픔도 기쁨도 한 종류만은 아닐지 모른다는 거다. 그 아이가 영원히 갖고 살아갈 상처처럼, 그 애와 내가 나눈 비밀스러운 미소처럼.
- <타인의 집> 중 ‘상자 속의 남자’, 손원평
후기를 쓰면서 다시 작품들을 생각해 보니 생각하고,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을 다시금 발견하게 된다.
나에게 소설집은 항상 어렵지만 이런 게 또 단편소설들의 매력인 것 같기도.
조금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주절주절 남겨본다.
- 참으로 닮았죠. 새벽이 아침으로 물드는 모습과 저녁이 밤으로 스며드는 모습은 말입니다.
둘 중 누군가가 말했다.
- 그렇습니다. 하나는 밝아지고 하나는 어두워질 뿐.
둘 중 다른 이가 답했다.
- <타인의 집> 중 ‘열리지 않은 책방’, 손원평
- 저자
- 손원평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21.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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