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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책 리뷰] 수상한 퇴근길 - 찌질해도 괜찮아

* 출판사 서평단을 통해 제공받은 책이지만 주관적으로 작성한 감상평입니다:)

 

수상한 퇴근길

(저자 한태현, 2025년 作, ICBooks)

 

 

'희망퇴직'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회사에서 잘리게 된 고 대리. 

하지만 잘렸다는 이야기를 아내와 딸에게 차마 하지 못해 

매일 출근 시간에 양복에 구두를 차려 입고 집을 나선다. 

 

울리지 않는 전화, 막막한 미래, 그리고 아내와 딸을 향한 죄책감과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혼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그의 발걸음을 한없이 무겁게 한다. 

그래도 갈 곳 없는 고 대리의 출퇴근길은 매일 계속된다.

 


 

 

책이 시작되자마자 주인공인 고 대리는 회사에서 잘린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책이 꽤 두꺼운데 주인공이 벌써 잘렸네,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는 거지??? 

뭔가 다른 드라마틱한 일이 생길까?

 

사실을 말하자면 고 대리에게는 드라마틱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 

그는 이제 연락 오지 않는 회사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당장 갈 수 있는 취직자리가 없는 현실에 초조해하고, 

그럼에도 아내와 딸과 보내는 오붓한 시간이나 

혼자 집에서 낮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조금 즐거워진다. 

 

그리고 우연히 아파트 단지에서 알게 된 '분리수거남'과의 

악연 같은 만남이 계속되며 조금씩 편협했던 생각에서 깨어난다. 

마치 우리의 일상이 흐르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이 변하는 것처럼, 

우리의 하루가 매일 똑같은 것 같지만 매일 다른 것처럼 고 대리의 하루도 흘러간다.

 

<수상한 퇴근길>은 400페이지가 넘는 꽤 많은 분량인데도 전혀 두껍게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쉽게 읽히기도 하지만 홀린 듯 계속 고 대리의 삶을 쫓아가게 된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데도 그의 내일이 궁금하고, 

그의 생각이 궁금해지고, 그의 찌질한 모습에 한심해했다가도 

어느새 그를 응원하게 된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 그런 부분인 것 같다.

우리 주변에 일어날 수 있는 일, 너무나도 평범한 주인공, 

그리고 그의 모든 내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성장하는 고 대리의 모습을 보며 함께 배우게 된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힘들게 자신이 버는 돈의 가치를 알고, 

누구도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살아가다보면 쉽게 잊는 지극히 당연한 것들을 고 대리와 함께 다시 찾아가는 기분이랄까.

 

"언젠가 좋은 날 오겠죠." 이 말을 희망처럼 내 마음에도 새긴다.

 좋은 날이 올 거예요. 

아니, 고 대리에게 너무나도 착한 아내와 사랑스러운 딸이 있는 것처럼, 

평소라면 친해지지 않았을 분리수거 남과 친해지며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되는 것처럼. 

어쩌면 좋은 날은 이미 내 곁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들여다보지 않아서 모르는 것일뿐.

 
 
수상한 퇴근길
직장인이었던 ‘고 대리’가 있다. 하루아침에 희망퇴직을 당한 그는 가족에게 이 사실을 숨긴 채 들키지 않으려고 매일 전전긍긍한다. 집에서도, 사회에서도 자신이 점점 더 초라해 져 간다고 느끼는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수상한 퇴근길》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가정을 지키려 하지만 점점 미안한 마음만 커지는 가장의 고뇌. 직장에서 버티느라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애환과 씁쓸한 현실. 서로 사랑하지만 오해와 갈등 속
저자
한태현
출판
아이씨북스
출판일
2025.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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