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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영화 리뷰] 문라이즈 킹덤 - 사랑 받고 싶은 문제아들(결말 포함)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문라이즈 킹덤(Moonrise Kingdom, 2013)


 

 1965년 여름의 끝, 뉴펜잔스 섬에서 실종 사건이 일어난다. 캠프에 왔던 대원 ‘샘(자레드 길만)’이 사라진 것. 평소 단원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았던 샘이 위탁 가정에서도 쫓겨나는 상황이 되자 랜디 대장(에드워드 노튼)은 마음이 좋지 않다. 랜디와 섬의 경찰인 샤프 소장(브루스 윌리스)는 샘을 찾던 중 동네에 살고 있던 ‘수지(카라 헤드웨이)’가 가출했으며, 사실 샘과 수지의 일탈은 이미 두 사람이 오래 전부터 계획했던 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모를 잃고 위탁 가정에서도, 주위 친구들에게도 미움을 받는 소년 샘. 그리고 부모님과 세 남동생과 살고 있지만 자신은 가족들에게 미움 받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소녀 수지. 둘은 첫 눈에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고, 펜팔 친구로 가출과 모험까지 계획하게 된다.

 

 

 수지와 샘은 서로가 세상의 시선에서 ‘문제아’로 평가 받는 현실에서 도망쳐 둘만의 세계에 가기로 하고, 둘만은 서로를 이해해주고 사랑해주기로 한다. 고작 12살의 사랑의 도피라니. 정말 부모님에게는 기가 찰 노릇인 이야기지만 둘의 사랑은 아무도 말릴 수가 없다.

 

 

 나는 어른이라서 그런지 이 소년, 소녀의 일탈이, 그리고 소녀가 집에서 챙겨온 가출 물품들이(고양이, 녹음기, 책 등) 철없이만 느껴졌지만 그렇게 웃어 넘기기에는 둘의 마음이 제법 진지하다. 그래서 둘이 어디까지 함께 갈지 조마조마하며 지켜보게 된다. 가출을 감행하면서도 짧은 스커트에 예쁘게 화장을 한 수지와 수지를 지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되어있는 샘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면서 말이다.

 

<결말 포함>

샘이 사회복지사에 의해 청소년 보호소로 끌려가 전기 치료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랜디 대장과 샤프 소장은 마음이 좋지 않고, 샘을 괴롭혔던 캠프 동료들도 샘을 구하기 위해 둘의 사랑의 도피를 돕고 나선다.

 

수지와 샘은 여전히 부모님과 싸우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며 문제아라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둘은 태풍으로 지도에서 사라져버린 ‘문라이즈 킹덤’을 함께 공유하며 계속 사랑을 키워나간다. 서로를 알아봐주는 사람. 애초에 수지와 샘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사람’이지 않았을까.

 

 영화에 붙은 화려한 수식어와 천재라고 불리는 ‘웨스 앤더스’ 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봤을 때처럼 설레거나 특별한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이들의 일탈이라고 부르기에는 중간 과정에서 생기는 강아지의 죽음이나 작은 유혈 사태, 그리고 12살에게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스킨십이 아쉬웠다.

 하지만 아역들을 제외하고 등장하는 유명 배우들과 색감, 발칙한 상상력과 따뜻한 해피엔딩은 감독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지게 만든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배우들은 어떤 이유에서 그의 영화에 출연하는지 알고 싶다. 이 또한 이 영화가 매력적이라는 뜻인 것 같기도 하다. 더 알고 싶은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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