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느 여름 날, 샐리님과 함께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가까운 김제
맛있는 거 먹고, 자연을 보며 힐링하고 오는 게 목표였고,
김제에 <오느른 책밭>이라는 서점이 있다길래 가보자-
정도의 계획을 가진 파워 P들의 나들이었다.
(하지만 오늘 글을 쓰며 물어보니 샐리는 파워 J였다고 한다...
그동안 나를 속인 거니...)
그렇게 떠났던 잠깐의 여행이 강연을 더 소중하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기억이 되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근래 들은 강의 중에
제일 재미있게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서 들은 것 같다.
최별PD님이 말씀을 너무 잘하시기도 했고,
서울 MBC PD가 연고도 없는 김제에 책방을 열게 된 스토리와
10대 20대 30대에 읽어온 책들을 소개하는 내용이
너무나 내 취향이었다.
(하지만 작년에 퇴사하셨다고 하니 이제 PD님이 아닌 것 같기도...)
서울과 김제를 오가고,
서울에 새로운 책방을 준비하고,
새로운 프로젝트, 새로운 앞날을 기획하면서
육아까지 하신다는 PD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정말 게으르게 살고 있구나
반성을 하기도 했다.
같이 강연을 들은 언니와
우리도 이제부터 열심히 살아보자!! 다짐도 해보았지만
둘 다 며칠, 아니 몇 시간도 못 갈 것이라는 걸
알고도 있다ㅎㅎ
하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강의 후기를 남기는 것과
유튜브에 '오느른'을 하루에 한두 개씩 보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적어도 '오늘은' 달성!!!
그리고 하나 더 목표가 생겼다면
나는 어릴 때 어떤 책을 읽었을까 생각해 보는 것
독서모임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눠봐도 좋은 주제가 될 것 같다.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제목이나 책 표지 정도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작품들이
분명 있을 거야!!
강의를 듣는 동안
<오느른 책밭>에 갔을 때
샐리와 서로 모르게 서로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을 골라
(방이 여러 개라서 가능했다)
몰래 안 보이게 포장을 해 선물해 준 것
(이건 셀프 포장이 가능/유료하게 되어 있어서 가능했다)
최별 PD님의 아버님이 카드 결제를 잘못하셔서
샐리는 취소하고 다시 결제도 하고,
(밖에 계신 어떤 젊은 분이 도와주셨다)
판매하신 책 이름과 가격을 수기로 노트에 기록하시던 모습이
생각나서 혼자 기분이 좋았다.
이 강연장에 <오느른 책밭>과 특별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 말고도 많겠지만
내 마음속에서 그 여름날이 다시 펼쳐지는 것 같았다.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그날의 김제의 기억처럼,
어제의 강연장의 기억처럼
좋아하는 사람들과 특별한 기억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매번 매번 깨닫는다.
하지만 늘 할 수 있을 때는 그 소중함을 잘 모르고
할 수 없을 때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나는 오늘의 나를 잊지 않고 또 살아갈 수 있을까.
괜히 센치해지지만
저녁에 치킨 먹으면 사라지겠지...
이것이 인생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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