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포스팅에는 작품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으니 작품을 안 보신 분들은 주의 바랍니다.
KBS 2024 드라마 스페셜 - 영복, 사치코
일본에 가족을 잃고, 얼굴도 생사도 모르는 남자에게 시집와 몇 년을 남편만 기다리던 '영복(강미나)'.
꿈같이 드디어 남편 '서림(하준)'이 돌아오지만 만삭인 일본인 아내 '사치코(최리)'가 함께다.
자신이 혼인한 줄도 모르던 서림은 당황하지만 차마 영복을 내치지 못하고
세 사람의 전쟁 같은 동거가 시작된다.

영복은 일본인인 사치코를 미워하고, 구박하지만 사치코는 지지 않고 영복을 따라다닌다.
원피스에 구두 차림으로 밭일, 빨래를 따라다니며 도움보다 짐이 더 많이 되는 것 같은 사치코.
서림은 그런 두 사람에게 짬을 내 한글을 가르쳐 주고,
사치코는 영복과 자신의 한국 이름 '남행자'에서 행복을 찾아내며 영복에게 점점 다가간다.
세 사람의 사이가 좀 나아지나 싶었으나
건강이 좋지 않던 서림은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영복과 사치코는 서림의 아이를 키우며 함께 살아가기로 다짐한다.
점점 서로에게 의지하며 친구가 되어가던 영복과 사치코.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일본인인 사치코가 위기에 처하게 되자
영복은 사치코와 아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
일본이 쌀도, 숟가락도, 가족도 뺏어갔다는 영복에게 사치코는 말한다. 자신이 그런 게 아니라고.
영복은 대답한다. 우리도 잘못한 게 없었다고.
그저 한국인이라서, 일본인이라서 서로를 미워하기엔 영복도 사치코도 너무 가엽지만
그렇다고 용서하기엔 영복의 말처럼 아무런 잘못도 없이 희생 당한 사람이 너무 많았다.
북한군을 따돌리던 영복이 남한군과 북한군 사이에 서게 되어 혹시나 살아남는 결말을 기대했지만...
드라마는 사치코가 자신의 딸에게 '영복'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녀를 평생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결말로 끝난다.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힘든 역사를 가지고 살게 되었을까.
이런 작품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희망과 용서, 사랑과 우정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이 아름답지만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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