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 1편보다 재밌는 속편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 2022)
4명의 친구 앞으로 배달된 의문의 박스.
(나는 처음에 폭발물인 줄 알고 긴장했다)
여는 것부터 평범하지 않은 이 박스는 사실 억만장자 '마일스 브론(에드워드 노튼)'이
자신의 친구들에게 보낸 휴가 초대장이었다.
그리고 박스를 받은 또 다른 두 사람.
사건이 없어 지루함에 지쳐가던 '브누아 블랑(다니엘 크레이그)'와
상자를 여는 수수께끼를 풀지 않고
상자를 부숴버린 의문의 여성 '앤디 브랜드(자넬 모네)'
그리스 섬의 호화로운 마일스의 집에 모인 9명의 사람들.
그들은 정말 순수하게 서로를 좋아하는 친구일까?
주인공이자 탐정인 블랑이 그리스 섬에 도착해
마일스를 만날 때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다.
마일스가 그에게 박스를 보낸 적이 없다는 것을.
전편에서 그랬던 것처럼
익명의 누군가가 블랑을 초대했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를 보다 보면 마일스 살인 사건이라는 그가 만든 게임은
실제 그의 죽음으로 이어질 것만 같다.
그가 초대한 친구들은 하하호호 웃고 있지만
다들 마일스에게 각자의 불만을 가지고 있고,
마일스만이 그것을 모르고 해맑은 것 같다.
초대된 친구들은
주지사 '클레어 디벨라',
과학자 '라이오넬 투생',
모델 출신 패션 디자이너 '버디 제이' 그리고 그녀의 조수 '페그',
인플루언서 '듀크 코디'와 그의 여자친구 '위스키'.
그리고 앤디 브랜드.
심지어 그녀는 마일스와 함께 사업을 하다가 배신 당한 상태다.
그 과정에서 마일스뿐만 아니라 4명의 친구들도 그녀에게 등을 돌린다.
마일스는 대체 그녀를 왜 초대한 건지
서로가 불편한 상황이 계속되는 와중에 정말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하지만 죽은 것은 마일스가 아니다.
마일스를 노린 것일 뿐.
영화의 특성상 결말은 뒤에 말할 거지만
나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와 이거 1편보다 더 재밌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건 나만의 생각인지 관람평은 매우 좋지 않았다.
사람들은 다 1편이 더 재밌었다고... 하지만 나는 분명 2편이 더 재밌었다.
뭐랄까, 통쾌했다고 할까.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를 포함한 후기에서!
<결말 포함>
파티에서 마일스를 대신해 죽은 것은 듀크 코디.
그는 마일스 잔에 담긴 술을 먹고 갑자기 쓰려진다.
순식간에 듀크가 죽고 모두 혼란에 빠진 와중에 마일스는
범인이 사실은 자신을 노린다는 생각에 도망쳐버린다.
설상가상으로 마일스의 게임으로 저택에 불이 꺼지고,
듀크가 항상 지니고 다니던 장전된 총도 사라졌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사건이 있던 자리에 없었던 한 사람 앤디.
모두들 겁에 질린 상태에서 또 한 발의 총성이 울린다.
반전은 꽤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사건이 있은 후 블랑과 정원에서 이야기하던 앤디가 총에 맞는다.
블랑은 눈물이 맺힌 얼굴로 범인을 찾아내겠다고 말하며 그녀와의 과거를 회상한다.
사실 블랑을 이곳에 부른 것이 앤디였던 것이다.
그리고 앤디는 사실 앤디가 아니라 그녀의 쌍둥이 동생 '헬렌 브랜드'이다.
진짜 앤디는 일주일 전 숨진 채 발견되었고,
헬렌은 그녀의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어
블랑에게 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블랑은 여기에 한 술 더 떠 헬렌에게 앤디인 척하고 함께 그리스 섬에 가자고 제안한다.
둘은 섬에 도착해 나름의 수사를 열심히 펼치고 있던 중이었는데 헬렌이 총에 맞은 것이다.
아마 앤디를 죽였기 때문에 헬렌이 그녀가 아님을 알고 있을 진짜 범인에게.
하지만 사실 이것도 반전이 있다.
자신의 무모한 제안으로 헬렌이 죽었다는 죄책감에 눈물을 흘리던 블랑,
이 아니라 사실 헬렌이 총에 맞았지만 구사일생으로 죽지 않자
마침 가지고 있던 핫소스를 그녀의 몸과 자신의 눈에 발라
그녀가 죽은 척 꾸민 것이었다.
결국 범인은 마일스로 밝혀진다.
앤디가 자신이 배신 당한 증거를 찾아내자 그녀를 죽이고,
그녀를 죽이러 갔던 자신을 목격한 듀크도 죽인 것이다.
하지만 진실이 모두 밝혀졌음에도 마일스의 권력 때문에
또다시 앤디, 헬렌을 배신하는 친구들.
이에 분노한 헬렌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헬렌의 복수는 마일스를 다른 방법으로 파멸의 길로 이끌 것을 예고한다.
그리고 상황이 그렇게 되자 친구들은 모두 그에게 등을 돌린다.
앤디를 배신하기 위해 법정에서 거짓 진술을 했을 때처럼, 아무렇지 않게.
그 상황이 너무나도 통쾌했다.
나이브스 아웃 전편에서 '할란'의 죽음이 너무 안타까워서 찝찝함이 남았고,
또 조금은 클래식하고 뻔한 결말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는데,
글래스 어니언에서는 모든 상황이 결국
권선징악, 인과응보로 끝나는 것 같아서 더 짜릿했다.
물론 영화를 보며 큰 감동을 느끼거나 교훈을 얻는 것은 아니지만
킬링타임용으로 재미있게 보고 싶다면 강추한다.
실제로 나는 러닝타임이 너무 길어서 반절씩 나눠보려고 했는데
영화를 중지하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보고 말았다.
(1편을 생각해 볼 때 영화가 1부, 2부 느낌으로 나눠져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나처럼 재미있게 보는 사람이 또 있기를 바라며!
3편도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올해 가을 공개 예정이라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