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2)
'커징텅(가진동)'과 '션자이(천옌시)'는 같은 반 고등학생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조용하고 모범생인 션자이와는 다르게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매일 같이 문제를 일으키고 공부에는 관심이 없는 커징텅.
두 사람은 서로를 각자의 이유로 경멸의 눈빛으로 쳐다보지만
사실 커징텅은 션자이를 좋아하고 있다.
늘 말썽만 부리는 커징텅을 선생님은 션자이 앞자리에 앉히고
션자이에게 공부을 잘하는지 감시하도록 시킨다.
가까워진 거리만큼 조금 가까워진 두 사람.
서로를 향한 호감은 분명한데 사귀자는 말은 꺼내지 못한다.
2012년에 개봉한 대만영화로
며칠 뒤 한국에서 리메이크작 개봉이 예정되어있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대만 대표 청춘멜로영화로 유명하지만 어쩐지 나는 보지 않았었는데
<말할 수 없는 비밀>에 이어 음... 잘 모르겠는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일단 영화가 시작하면서 남주인공 커징텅을 중심으로 션자이를 좋아하는 4명의 친구들이 나오는데,
5명의 친구가 동시에 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설정도 이해가 가질 않았고
성(性)적인 개그도 하나도 웃기지 않았다.
특히 수업시간에... 보면서도 정말 내가 보는게 맞는건지 싶었다.
초반에는 이런 영화가 정말 멜로영화라고? 싶은 마음이었다.
본격적인 멜로 분위기는 커징텅이 영어 교과서를 두고 온 션자이를 대신해 벌을 받는 부분부터 시작하는데
여주인공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클리셰라 특별할 건 없었다.
그러던 중 교실에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선생님이 반 학생들 중 범인이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몰자
불합리한 상황에 커징텅을 비롯해 션자이, 친구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같이 벌을 받게 되면서 함께 어울리게 된다.
대학 진학 후에도 커징텅과 션자이는 계속 썸만 탄다.
그러다 크게 다투게 되고 그 틈을 타 커징텅의 친구 2명이 션자이에게 고백하러 나선다.
결국 먼저 도착한 '뚱보 아허'와 사귀는 션자이.
아허와 션자이는 곧 헤어지지만 어쩐지 더 어색해진 커징텅과 션자이는 연락을 하지 않게 된다.
영화의 첫 장면은 커징텅을 향해 '신부가 기다리잖아 빨리 와'
마치 신랑 커징텅이 신부를 만나러 가는 느낌으로 나오지만 사실 신부 션자이 옆에 서있는건 다른 남자다.
서로를 너무나도 좋아했지만 결국 제대로 사귀어보지도 못한 션자이와 커징텅.
영화는 결혼식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션자이와 키스하는 상상을 하는 커징텅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션자이의 진정한 행복을 빌어주면서.
이 부분은 우리나라 영화 중 <너의 결혼식>과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상상이라도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신부가 키스하는 장면이 계속 되는 것이 나는 좀 별로였다...
진정한 행복을 빌어주는 남자의 첫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던 걸까...
서로를 좋아하지만 사귀지 않는 전개는 실제 남녀사이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아쉽긴 했다.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는 말이 진짜인가 싶기도 하고.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풋풋한 감정과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비주얼 보는 재미가 있긴 했다.
(하지만 가진동이 자꾸 벗고 다니는건 정말 싫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또 어떻게 만들었을지 궁금해진다.
+ 남주인공은 소설가가 되어 자신의 경험담을 책으로 내는데,
그 책의 이름이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다.
영어 제목인 <넌 영원히 내 눈 속의 사과야...!>보다는 지금 제목이 좋은 것 같다^ㅇ^
서로 앞 뒤 자리에 앉은 소년의 교복 셔츠에 파란 잉크 자국이 배어났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소녀의 미소는 오래도록 소년을 황홀하게 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중
- 평점
- 8.2 (2024.06.26 개봉)
- 감독
- 구파도
- 출연
- 가진동, 천옌시, 학소문, 장호전, 채창헌, 언승우, 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