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리뷰

[넷플릭스 정주행 드라마] 트렁크 - 잘못된 사랑의 모양

simgo 2025. 2. 13. 19:31

 

트렁크

(2024.11.29. 넷플릭스 8부작)

 


 

<트렁크>를 소개하기에 앞서, 공개되었을 당시 넷플릭스가 없어서 못 보기도 했지만

우울한 분위기에 미스터리해 보이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궁금해서 보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너무 어렵고 재미없어 보인다'로 작용했다.

그래서 넷플이 생긴 후로도 보지 않고 있었는데

좀 진입장벽이 있지만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고, 뭔가 대사를 곱씹게 된다며

추천을 해준 친한 지인이 2명이나 있어서

'이건 봐야 하는 건가?'로 생각이 바뀜ㅋㅋㅋ

하지만 1화 보고 난 후에도 한참 손이 가지 않았는데,

2화부터는 멈추지 않고 계속 보게 됐다.

엄청 흥미진진하거나, 사랑이 넘치거나, 등장인물들이 공감 가는 그런 드라마는 아니지만

묘한 매력을 가진 드라마인 것은 분명함!

 

< 줄 거 리 >

 

전부인 '서연(정윤하)'에게 이상하리만큼 집착하는 '정원(공유)'.

둘은 이혼했지만 아직도 부부인 것처럼 지내며,

심지어 서연이 추천해 준 계약 결혼을 하게 된다.

그렇게 만나게 된 계약 결혼 상대 '인지(서현진)'.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와이프라 칭하면서 매뉴얼 타령만 늘어놓는 인지가

정원은 어이없고 성가시지만 서연의 눈에 다시 들기 위해 참아보기로 한다.

(드라마 전개 중에 시점이 바뀐다)

어느 호숫가에서 트렁크가 떠오르고

그 트렁크는 인지가 처음 정원의 집에 들어갈 때 가지고 갔던 트렁크와 똑같이 생겼다.

호수에서 떠오른 트렁크와 누군지 모를 피해자.

과연 정원과 인지, 그리고 주변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스포가 포함된 이야기들 >

 

1.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 소개

 

정원 이야기) 재산도 많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존경받는 이었지만

집에서는 어머니를 학대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정원.

그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CCTV로 감시하는 것,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보고 자랐으며

결국 어머니는 자살을 하고, 정원은 이에 동조한다.

그에 대한 트라우마로 잠도 못 자고 약에 의존하며

서연만이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을 거라 믿게 된 정원은

드라마 표현상 '이서연 금치산자'가 된다.

인지 이야기) 약혼자 '도하(이기우)'와 행복한 미래를 그리던 중

결혼식을 약 1주일 앞두고 인지의 어머니가 도하가 양성애자임과 관련 사진을 인터넷에 뿌려

결혼이 망가진 인지.

자신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사라져버린 도하를 5년간 기다리며

인지는 계약 결혼을 아무렇지 않게 진행하는

감정이 말라버린 것 같은 결혼정보 회사 NM의 에이스 차장이 된다.

정원과의 계약이 5번째이고,

이미 4명의 남편과 계약 결혼을 진행했다.

그리고 그 과정 중 스토커 '태성'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당하고 있으며

태성이 자신의 눈앞에서 NM의 경호원을 죽이는 것도 목격한다.

여러 이유로 인지는 자신이 행복해질 수 없다고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해하고 있다.

도하에게 죽을 만큼 미안하고, 죽일 만큼 밉지만

그에 대한 미련이라기보다 끝내지 못한 사랑, 관계에 집착하고 있다.

서연 이야기) 정원과 결혼생활 중 아이가 생긴다.

잘나가는 건축가인 서연은 아이가 생긴 후로 자신이 무 쓸모 해진 사람처럼 느껴지지만

이제 누군가의 아들이 아닌 누군가의 아버지로 갈 기대감에 들떠 있는 정원에게

차마 그 사실을 말하지 못한다.

임신 중 교통사고로 수술을 받게 된 서연은

정원이 자신이 아닌 '아이'를 먼저 살려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는 말을 듣고

그에게 미움과 분노를 품게 되지만,

그가 자신에게 집착하지 않는 것도 견딜 수 없어

괜스레 계약 결혼으로 인지와 맺어주며 정원을 괴롭힌다.

정원에게 계속 마약성 약을 제공하고,

그의 집에 CCTV를 달아 감시하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며

계속 정원과 인지를 괴롭힌다.

태성은 그냥 또라이 스토커임.

2. 그래서 호수에서 트렁크와 발견된 시신은 누구? 범인은?

 

트렁크와 함께 발견된 것은 인지의 스토커인 '엄태성'이다.

그리고 그를 죽인 것은 전혀 생각지 못한

인지의 직장 동료이자 서연의 계약결혼 상대인 '윤지오'로 밝혀진다.

NM의 골칫거리고 대표인 '이선(엄지원)'의 지시를 받기도 했고,

엄태성이 NM의 경호원을 죽일 때 도망갔다는 자책감도 있었다.

범인이 공유나 서현진이 아니라 둘이 이별하진 않아도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좀 뜻밖의 인물이여서 개연성 부분에서는 약했던 것 같다.

드라마는 결국 서로를 사랑하게 되지만 계약결혼을 끝내는 것을 택한 인지로 인해

정원과 인지가 헤어지는 결말로 가지만,

두 사람이 다시 만날 가능성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 느 낀 점 >

 

전체적으로 보면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다 평범하지 않다.

그들이 가진 서사를 봐도 크게 공감하거나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정원과 서연 두 사람은 잘못된 집착을 사랑이라 믿으며 버텨왔던 것 같고,

그게 잘못됐음을 인지와 지오로 인해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진짜 사랑이 어떤 건지 받아보지 못해서 몰랐다고 해야하나.

인지는 도하를 정말 사랑했고, 그가 양성애자임을 알아도

그를 숨지 않고 살 수 있는 방패막이가 되어주고자 했으나

사실 그게 도하에게는 더욱 자신을 부정하고 숨겨야하는 일이었다는 걸

그와의 마지막 대화에서 깨닫게 된다.

너무 긴 헤어짐과 미련에 둘다 지쳤지만

그래도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홀가분하게 놓아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양성애자 도하의 캐릭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줬다.

정원과 인지의 관계는 서로 사랑하기에 놓아주는 것을 선택하는게

답답하긴 했지만

서로가 가진 상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덜 상처 받도록

지켜줄 수 있는 존재를 만난 것 같아

어두운 터널 같던 드라마 끝이 환한 빛처럼 느껴진 것 같다.

19금 장면이 갑자기 막 등장하고,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금방 8화까지 뚝딱 정주행할 수 있는 작품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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